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면하며 국제 질서의 향방을 가늠하게 된다. 글로벌 무역과 안보, 기후변화, 기술 경쟁 등 주요 현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경주는 세계 외교의 중심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의 국제적 의미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지역 경제협력체 회의를 넘어선, 세계 정치·경제 지형의 변화를 가늠하는 역사적 현장으로 평가된다. 이번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복잡한 외교적 환경 속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회복,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디지털 전환 등 전 지구적 과제를 공동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 고도 경주에 모였다. 경주는 천년 고도로서 문화유산의 상징이지만, 이번에는 미래 경제와 외교의 중심으로 재조명되며, 도시 전체가 세계의 시선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 간 외교 접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마주한 이 회의는 그 자체로 국제 뉴스의 중심을 차지했다. 두 정상 간 회동은 단순한 양자 회담이 아니라, 향후 미중 관계를 넘어 세계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는 중대 분기점이었다. 각국 정상들은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회의장에서의 짧은 악수와 발언 한마디조차 세계 증시와 정책 전망에 즉각적인 파급력을 미쳤다.
경주 회의는 또한 한국의 외교력과 중재력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중간자적 위치를 조율하며, 동북아 평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회의 기간 동안 경주는 과거 신라 왕경의 역사성과 현대 첨단기술 도시로서의 역동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다채로운 전통문화 공연,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 전시, 친환경 교통체계 도입 등은 APEC 회의의 실질적 성과를 넘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경주의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결국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외교와 경제, 문화가 융합된 다층적 이벤트로 평가된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전통과 현대가 만난 외교 무대’라 표현하며, 한국의 외교적 역량이 한층 성숙했음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의전적 행사가 아니라, 새 시대의 국제 협력 질서를 모색하는 실질적 출발점이었다. 세계 각국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 이 회의는 향후 수년간 국제경제정책의 좌표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미중 관계의 전환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이 경주에서 성사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세계 외교사의 상징적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자국 이익 중심의 정책을 강화해왔고, 시진핑 주석은 이에 대응해 중국 중심의 ‘신 글로벌 질서’ 구축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두 정상의 첫 만남은 단순한 외교적 예의가 아니라, 전략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얽힌 정치적 제스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자유무역 질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하며, 미국의 제조업 부활과 안정적 고용 구조 확립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공정한 무역”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중국의 과잉 생산 구조와 불공정 보조금 정책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에 맞서 시진핑 주석은 다자주의와 상생을 강조하며, 중국이 글로벌 경제 회복을 이끄는 주요 축임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상반된 시각 속에서 경주는 전 세계 미디어의 중계 화면에 오르며 실시간으로 미중 관계의 향후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회동은 단순히 갈등의 장이 아니라, 예상외의 협력 가능성 또한 보여주었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비공개 회담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의 여지를 탐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 모두 자국 내 경제 안정과 국제적 리더십 회복이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경주 회담’을 계기로 현실적 협력의 문을 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은 각기 다른 가치 체계를 지니고 있지만, 글로벌 위기 극복의 과정에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분명한 전환점이었다.
또한 트럼프 2기 체제는 기존의 강경 일변도에서 탈피해 선택적 협력전략을 병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경주 회의 이후, 미중 간의 긴장 완화와 실질 협력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양자 관계의 문제를 넘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새로운 외교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결국 경주는 미중 관계의 갈등과 조화를 실험하는 ‘세계 외교의 실험실’로 기능했고, 그 결과는 향후 국제정치의 복잡한 퍼즐을 푸는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주석의 전략과 아시아태평양 질서의 변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는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외교적 변수 중 하나였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공동 번영’과 ‘다자주의 복원’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며, 미국 중심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는 신전략을 구체화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세계 경제의 핵심 엔진임을 강조하며, 중국이 이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적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발언은 중국 내외 전문가들에 의해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경제 패권 선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진핑은 특히 기술 자립과 경제 안정을 중심으로 한 ‘중국식 현대화’ 노선을 재확인했다. 그는 인공지능,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의 자국 내 기술력 강화와 국제협력 확대를 강조하며,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장기적인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회의는 중국이 미국과의 대립을 넘어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적 연대 강화를 통해 새로운 다극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그는 “협력 없는 이익은 없다”는 표현으로 동남아 및 태평양 연안국들을 포섭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의 확장 신호를 분명히 했다.
경주에서의 시진핑 행보는 전략적 메시지 이외에도 미묘한 외교적 뉘앙스를 담고 있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한국과 일본, 호주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지역 경제 협력을 위한 내실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이는 미국의 외교적 압박 속에서도 중국이 다자 간 협력 구조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계산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주 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외교전략이 ‘대결보다는 공존’, ‘경쟁 속의 협력’으로 미세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 질서의 변화는 이제 단순히 미중 양자 구도가 아닌, 복수의 중견 국가들이 주도하는 다층적인 협력 구조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경주는 그러한 전환의 현장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중견국들은 자국의 기술력, 환경정책, 인적 자원 개발 전략을 기반으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하며 회의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시진핑의 제안과 이들 국가의 실질적 대응이 교차하면서,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새로운 국제 질서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되었다.
결론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세계 질서 재편의 출발점이자 미중 관계의 분수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회담은 국제사회의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불러일으켰고, 회의에서 오간 발언과 제스처 하나하나가 세계경제의 미래 방향을 결정지을 단서로 작용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은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중재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했으며, 경주는 국제외교의 새로운 상징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향후 과제는 명확하다. 각국은 이번 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와 대화의 흐름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미중 양국은 협력의 실마리를 이어가야 하며, 한국은 이를 조율하며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경주의 성공적인 회담 개최 경험은 앞으로 열릴 글로벌 회의와 다자간 협상에서 중요한 교본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오늘의 외교적 사건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세계 경제 체제의 새로운 균형을 모색하고, 기술과 환경, 안보의 조화를 이루려는 국제사회의 집단적 의지를 상징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다자 협력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면, 경주는 단 한 번의 회의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세계 외교의 무대’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