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추진되면서 모든 디지털 거래가 기록되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소득세 열거주의 체계가 포괄주의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증여세 분야에서는 포괄주의가 확대 적용 중이며, 향후 플랫폼 노동수익 등 새로운 디지털 경제 영역에도 과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의 의의와 변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 논의는 단순히 새로운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수준을 넘어, 대한민국의 세제 및 금융시스템 전반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으로, 원화와 1:1로 연동되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코인이 법제화되면, 중앙은행이나 금융위원회와 같은 기관의 관리하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모든 거래 기록이 디지털 장부에 자동 반영된다. 기존 가상자산 거래가 익명성에 기반했던 것과 달리,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거래 투명성이 극대화된다. 따라서 탈세나 불법 거래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인 상용화는 결제 인프라와 금융서비스의 구조적 변화를 견인하게 된다. 소비자는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도 즉시 결제와 송금이 가능하며, 기업들은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밀한 재무관리를 시도할 수 있다. 이러한 거래의 완전한 디지털화는 세무 당국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모든 자금 흐름이 투명하게 추적되므로, 과세 기반을 넓히고 조세 형평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법제화는 단순한 제도 마련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시대의 필수 인프라 구축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소득세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의 전환 가능성
현재 대한민국 소득세법은 열거주의 방식, 즉 법에 명시된 소득만 과세 대상으로 인정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이루어지고 모든 거래 내역이 디지털 장부에 기록되면, 사실상 국민의 다양한 경제활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의 열거주의 체계가 현실에 맞지 않게 되며, 포괄주의로 전환하는 논의가 불가피하다. 포괄주의란 특정 항목에 한정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모든 경제적 이익을 과세 대상으로 삼는 개념이다. 이는 소득의 유형이 급격히 다양화되고, 플랫폼 노동이나 가상자산 운용 등 새로운 수익 구조가 나타나는 시대에 적합한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부 입장에서는 포괄주의를 도입함으로써 불균형한 과세 구조를 완화하고, 조세 회피를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은 세법상 명시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수익이 과세 사각지대에 있던 경우가 많았으나, 모든 거래가 디지털로 기록되면 이를 즉시 포착하여 세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국민의 입장에서도 명확한 세금 기준을 제시받을 수 있어 세무 신고 과정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전환은 국민의 사생활과 금융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거래의 완전한 투명성이 한편으로는 과도한 정보 공개나 감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괄주의 도입 시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세무 효율성 사이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포괄주의 도입 이후의 과세 및 경제적 파급효과
포괄주의 과세체계가 도입되면, 소득세뿐만 아니라 증여세, 금융소득, 디지털 자산 관련 수익 전반에 대한 과세 기준이 달라진다. 이미 증여세는 포괄주의를 부분적으로 적용 중이며, 비금전적 이익이나 간접적인 자산 이전의 경우에도 과세가 가능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면, 이러한 흐름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리워드, 포인트, 토큰 보상 등도 과세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개인과 기업의 세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세 정의를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포괄주의 세제 하에서는 ‘이익이 발생하면 과세한다’는 명확한 원칙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1인 크리에이터 등 디지털 경제를 기반으로 한 수익 활동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새로운 세원을 확보하고, 재정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 반면 납세자 입장에서는 거래 내용이 모두 기록되고 과세 기준이 다양화됨에 따라 세무 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특히 세금 자동 산출 시스템, AI 회계 분석 등의 도입이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필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금융 시장 전반에서도 거래 투명성과 신뢰도가 향상되어, 국내외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 정리하자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와 포괄주의 전환은 대한민국 경제의 디지털 전환을 세제 측면에서 완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결론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단순히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포함시키는 단계가 아니라, 세제의 근본적 변화를 촉발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모든 거래의 디지털 장부 기록은 세무 투명성을 높이고, 나아가 소득세 체계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이끌 가능성을 높인다. 증여세에서 이미 시도되고 있는 포괄주의 적용이 확산되면, 국민의 경제 활동 대부분이 과세 대상이 되는 구조가 완성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과 기업은 향후 디지털 세금 체계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 투명한 회계 관리, 자동 세무 시스템 도입, 개인정보 보호를 염두에 둔 데이터 운용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법과 기술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하며, 국민은 변화하는 조세 환경에 맞추어 합리적인 재정 전략을 세워야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포괄주의 세제는 결국 모든 경제주체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세무 역량을 확보하도록 요구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